그런 현상이 정확히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엽기적인 그녀' 때부터라고 생각한다. ( 혹시나 아니라면 필히 댓글 달아주시길, 영화 관련 정보를 주시는 건 언제나 환영입니다 )
거의 암묵적인 '법칙'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개봉된 많은 한국의 코미디 영화들은 ' 웃음 ' -> ' 감동 ' 으로 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생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한 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영화로서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것이 자명하니까
허나, 감독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한 마리 조차 잡지못하고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설령 관객들에게 한 가지 장르에서의 재미를 만족시켰다 해도 다른 하나의 장르의 재미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영화의 재미가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영화 또한 그 전형적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화같다.
정재영 씨의 부담없는 말끔한 연기와 ( 이 분 연기는 정말 갈수록 늘어가는 것을 느낌 ) 아이들의 그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어느새인가 신파극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의 주제상, 감동으로 흘러가겠다는 것은 확신했지만 어디까지나 '감동'이라는 것은 영화의 흐름이 매끄러울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어색하게 흘러가는 전개에 이내 나는 눈물을 제대로 흘릴 수 없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고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엄연히 있을 것이다.
허나, 내 느낌엔.. 정말로 '웃음'에서 '감동'으로 흘러가는 흐름이 너무 부자연스러웠었다.. 눈물은 절대로 강요될 수 없다, 자연스럽게 흘러 나와야 한다..
( 마지막 부분, 지민(남지현 분)과 애란(장서희 분)의 대화만큼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지민의 천진난만함과 병오를 잃은 애란의 슬픔이 대조를 이루면서 많은 감정들이 아이를 내세운 영화에서 많이 봤던 흐름이긴 했지만, 아무런 거부감없이 와닿았던 것 같다. )
만약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대다수의 한국 영화감독들이 그런 형식을 강요받고 있다면 ( 혹은 그런 압박을 받는 것처럼 느끼신다면 ) 이 자리를 빌어 한 마리 토끼에만 충실한 영화를 만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잘 나가다가 갑자기 어색해지는 영화를 바라볼 때 다가오는 슬픔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 정재영 씨 그리고 말아톤의 이기영 씨 ( 느낌은 달콤한 인생에서의 백사장 부하에 더 가까웠다; ) MBC의 드라마에서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셨던 장서희 씨에 지민의 할아버지로 나오신 이도경 씨 까지 위 영화에서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또한 아이들의 연기도 뛰어나 순수하고 명랑한 분위기가 곳곳에 녹아있음을 느꼈다. ( 요즘 아이들처럼 영악하지 않아서 좋았다; )
'안녕 형아'처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으신 분이나 욕이 난무하는 저질스러운 웃음이 아닌, 순수하고 깨끗한 웃음을 원하시는 분은 여러 고민없이 이 '마이캡틴 김대출'을 고르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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