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슴으로 전해지는 영화
먼저 2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보게된 영화로서 그 자체로 메리트를 지닌 영화였다. 물론 <히미코의 집>이 개막작으로 소개되었다가 바뀌어서 아는 후배는 안 본다고 했는데, 어쩌다가 우연히 보게되어 버린 영화.
STORY
어느 날, 일명 루트라고 불리우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 중 자신에 관련된 일화를 들려준다. 그 일화는 바로 자신에게 애칭을 지어준 박사와의 이야기이다.
루트의 어머니 쿄코는 소개소의 소개로 미망인과 시동생이 사는 저택의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맡은 건 바로 시동생을 돌보는 일이다. 시동생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뛰어난 인재였으나 교통사고로 인해 사고전 시점 이전은 기억을 하나 사고 후 기억을 80분 밖에 가지지 못한다.
박사라 불리우는 그는 항상 같은 옷에 옷 곳곳에 메모를 지닌 채 방 안에서만 생활하며 항상 수학에 관한 것만을 생각하는 걸로 일상을 보낸다. 박사의 일상에 끼여든 그녀는 그와의 일상에서 숫자를 통해 교류를 하게 되는데... 박사는 쿄코에게 아이가 있는 걸 알게되자 함께 지내길 권하는데, 이로써 박사와 두 모자의 생활이 시작된다. 박사는 루트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루트를 마치 친자식만큼이나 아낀다. 그러다, 루트가 야구를 좋아하는 걸 알자 손수 야구를 가르쳐주는 박사. 이후, 루트의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박사는 그만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되고, 이를 지켜본 미망인은 쿄코를 쫓아내고 만다.
박사와 두 모자는 과연 이대로 끝날 것인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볼거리 수식의 즐거움
소설에서 나온 수식을 과연 어떻게 표현할까의 문제에 부딪혔다. 왠만큼 원작보다 뛰어난 영화는 없는 게 일반적인 경우이긴 하나 이 영화는 꼭 그런 건 아니다. 소설은 책을 보면서 이미지로 떠올린다면 영화는 글자 이미지를 다시금 영상화하는 과정이다. 물론 이 부분은 너무나 미묘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좋다 나쁘다의 얘기가 나오기 쉬우나 책에서 나왔던 이미지 그 이상으로 영상화가 잘 되었기에 그보다 더 좋았다고 본다.
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네 사람의 이야기
원작에서는 포커스를 박사와 두 모자와의 얘기에 촛점을 두고 있다면, 영화에서는 미망인과 박사, 그리고 두 모자 즉 네 사람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거기다, 박사와 미망인과의 관계가 박사와 두 모자와의 관계의 변화는 전통적인 가족에서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이란 의미로 변화되어가는 과정 이기도 하다.
관점의 변화
소설의 경우 가정부인 쿄코가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인데 반해, 영화에선 쿄코의 아들 루트가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이다. 루트는 원작에서의 비중에 비해 영화에서는 더욱더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 특히 영화에서는 성장한 루트의 모습을 통해 박사가 얘기하던 수식에 관한 내용을 보이는 것이 영화만이 지닌 수식의 아름다운 영상처럼 표현되어진다.
코이즈미 감독의 말을 빌자면, 일본의 교육의 커리큘럼에서 선생이 가르치면 이를 제자가 이어받는 것이 있는데 이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영화에서는 박사에서 루트로 계승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농익은 배우의 연기: 테라오 아키라 씨
테라오 아키라 씨는 국내에 상영된 영화에서는 비교적 미비한 편이지만, 그 역시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후기 3편의 영화에서 비중있는 역할로 임해왔다. 이후,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의 3편의 영화에서는 3편 모두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특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그 자신이 들어있다고 할 만큼 원작에서의 박사 모습 그 자체를 보여준다. 소설에서의 상상하던 모습 그게 영상화가 되면 바로 이 모습일거야하는 생각이 들만큼 완벽하다고 할까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아쉬움
뭐랄까 이건 얘기할 것이 그다지 없다. 물론 굳이 따진다면 소설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에나츠에 관한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소설은 그 과정이 클라이막스라 아무래도 더욱더 상세하게 표현되지만, 영화에서는 원작에 비해 그 비중이 줄어든 게 약간은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영화와 소설이 같을 필요는 없으니 그 자체로도 만족이지 않을까
내가 본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영화를 보고 게스트와의 이런저런 인터뷰를 한 만큼 아무래도 영화의 깊이를 파고들려고 노력했다. 물론 이건 보면서 생각한 거지만 박사의 모습이 루트에게서 계승되는 모습을 보면서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후계자인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을 보면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생각한 영화의 모습이 지금 이순간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을 통해 계승되어 오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은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에 대한 존경심과 영화에 대한 열정 그 자체를 영화 내내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테라오 아키라의 인터뷰 때 얘기처럼 가슴을 울리는 영화이기에 이 영화는 볼 가치를 지닌다. 내년 초에서야 일본에서 정식 개봉을 하겠지만, 다시 보고픈 영화중 한 편이다. 머리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봐야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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