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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단점이랄까? 파이널 판타지 7 : 어드벤트 칠드런
yky109 2006-01-16 오후 7:23:51 1132   [2]
advent란 단어가 뭔 뜻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니 '출현, 도래'라는 명사였다. advent children은 '출현 아이들' 혹은 '도래 아이들'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제목인 것이다. 제노바의 아이들이 나오긴 하니 아이들의 출현 정도로 해서 advent of 'the children'이라고 해도 괜찮았을걸.

 

사람들이 하나 같이 극찬만 해대길래 한 번 봤더니 생각보다 엄청 별로였다.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1. 스토리가 요상하다. 이 스토리는 한 번의 고민도 거치지 않고 나온 것 같다. 조금만 생각이 있어도 하지 않을 짓을 인물들이 해댐으로 인해 영화 길이를 쓸데없게 늘려놨다.

 티파는 클라우드가 머무는 교회에 갔다가 웬 놈이 들어와서 놀자고 하니까 먼저 전투태세를 취하는,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짓을 했다. '같이 기다리죠.'라는 말도 할 만 하건만 먼저 적대 의사를 표하고 먼저 때리는 센스. 개념없음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겠다.

 연락 하나 하지 않았는데 중요한 순간에 모두 모이는 인간들에 대해선 할 말조차 없다.

 카다즈는 완전 또라이로 나온다. 처음부터 루퍼트에게 협박하면 될 것을 괜히 힘들게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야 제노바를 얻어내는 꼴이라니... 여기서 제작진들이 바하무트를 매우 사랑했음에도 마땅히 내보낼 이유가 없어서 카다즈를 한낱 얼간이로 전락시켰을 알 수 있다.

 또 어이가 없는 게 교회에서 카다즈와 클라우드가 붙기 전에 카다즈가 제노파 세포가 든 통을 부여잡고 화난 것처럼 울부짖는데 그 이유가 뭘까? 나중에 제노바 세포 껴안고 xxxxx xx 것을 보면 제노바 세포엔 별 이상이 없나 보던데? 참 골때렸다.

 제일 컸던 미스는 바로 이야기의 주가 되는 성흔 증후군이다. 처음에 마린의 나레이션을 들으면 마치 성흔 증후군이 무슨 죽을 병이라도 되는 양 말하는데, 애들 보면 단순히 약한 감기몸살 정도의 증상 외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클라우드는 약간 오바가 붙어서 팔을 마구 흔들어대는 증상까지 있었지만. 빈센트가 성흔 증후군에 대해 말하는 걸 보면 마치 카다즈 일행을 다 죽여야 나을 것 같은데, 에어리스가 살짝만 힘 써 주니까 성수가 비가 되어 내리더라. 에어리스는 왜 그리 뜸을 들였을까? 아마도 스퀘어 인간들이 이 쪽은 별 생각도 없었나보다.

 

2. 주변 인물은 왜 있지? 주변 인물이 나와서 하는 일이라곤 거의 없다. 티파는 그나마 억지로 끼워넣은 싸움이라도 하나 있지 다른 놈은 당최 뭔지 원... 바하무트가 튀어나왔을 때 아주 설쳐대며 공격해대지만 바하무트는 상처 하나 입지 않는다. 그런 바하무트가 클라우드에게는 그냥 죽어버리지만 말이다.(바하무트가 나오는 부분은 삽질의 전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하무트가 나온 이유부터가 카다즈가 바로 루퍼트를 협박할 수 있음에도 더 흥미진진한 진행을 위해 괜시리 시간낭비하며 삽질해서 튀어나온 것이 아닌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클라우드의 동료들은 상처 하나 입지 않는 바하무트를 마구 쳐대며 삽질을 해댔고, 바하무트는 그 간지러운 공격 앞에서도 자신은 공격을 하지 않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가끔씩 한 대 툭툭 날려주는 삽질의 여유를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하무트는 클라우드에겐 통하지도 않는데 괜히 덩치만 큰 에너지구 같은 것을 날림으로써 이 장면이 삽질의 총집합체임을 증명했다.)

 

3.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아마 어드벤트 칠드런의 인물들은 모두 중력을 극복했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땅에 붙어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들이 착지할 때는 별로 힘들어보이지도 않고 공이 땅에 떨어질 때보다도 약한 소리가 나며 풀썩 착지하니... 바하무트와의 격전 시 인물들이 한 손만 잡고 당겨도 하늘로 뾰오오옹~ 하고 올라가는 건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그때 바렛의 뒤에서 폭발이 일어나 바렛이 날아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렛이 대포로 쏜 것마냥 일자로 날아가 철골 구조물에 매달리는 걸 보고 입을 떡 벌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가벼움은 액션에서도 굉장히 큰 아쉬움을 남긴다. 과거 매트릭스 레볼루션의 마지막 네오 대 스미스 싸움이 너무 가볍다는 식으로 굉장히 욕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건 더 심하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은 이에 비하면 묵직하다 싶을 정도! 클라우드와 카다즈(혹은 후반의 그 녀석)가 싸울 때 녀석들은 픽픽 날아다니면서 검만 챙챙 부딪쳐대는데 부딪친다기보다는 스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냥 날아다닌다는 느낌 뿐이다. 이게 뭐 싸움이야! 건물이 무너지거나 하면 그나마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거기에 인물이 하나 들어서기만 하면 하염없는 가벼움만이 남는다.(바하무트와 싸울 때 바로 앞 건물이 무너지는데도 인물들은 미동조차 않는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케잌 자르듯 두동강 내는 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4. 쓸데없는 개폼. 이건 일본 문화권의 대부분이 그런 것 같은데, 꼭 지들이 무슨 철학자라도 된 양 인물들의 입으로 노골적으로 이미지가 불분명한 말들을 지껄여대는데, 그게 어느 정도 되면 멋있겠지, 그런데 시도때도 없이 지껄이면 짜증난다는 걸 좀 알아줬음 좋겠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이 별 거 없으면 그렇잖아.

 

5. 그래픽도 아직 완벽하진 않은 것 같다. 누군가가 이거야말로 CG의 정수라고 했는데 아직 완벽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솔직히 작년 겨울에 개봉했던 '폴라 익스프레스'가 이것보다 더 좋은 그래픽이었던 것 같다. 덧붙여서 속도감도 꽤 있었다고들 하고... 뭐 그래도 둘 다 약간 인형 같다는 냄새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데 마지막에 실사랑 CG를 결합한 건 정말 어색하던데 왜 한 건지...)

 

 그 외에 칼에 찔렸음에도 피가 옷에도 안 묻고 칼에만 묻고, 아무리 퍼맞아도 몸에 흠집 안 나는 인물들... 보면서 좀 그랬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말해서 진짜 팬서비스용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CG라면 '폴라 익스프레스'도 있고 무엇보다 그 부분의 양대산맥 픽사와 드림웍스가 있으니까... 어드벤트 칠드런은 CG면에서 아직 저들을 못 따라갈 것 같다. 픽사와 드림웍스의 인물들이 약간 과장되어 있어서 그렇지 결코 딸리지는 않는데, 마치 스퀘어에닉스가 이미 그들을 뛰어넘은 양 말하는 건 좀 어불성설이다. 스퀘어에닉스는 아직 양쪽의 유머 감각과 유연한 움직임, 마땅한 주제(개폼용 말고), 액션의 묵직함, 돋보이는 조연들도 충분하게 녹여내질 못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괜히 가벼움 속에서도 (멋진 사운드가 뒷받침해주는)묵직함이 있었던 '매트릭스'의 액션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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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7 : 어드벤트 칠드런(2004, Final Fantasy VII : Advent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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