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의 여성이 나온다. 머리는 에반게리온에 나온 여자처럼 귀밑 1cm의 차분한 단발이다. 말수도 없고 얌전하고 겁도 많고 거기다가 소녀이미지를 아직 벗어버리지도 못한 순진한 '아이'이다.
그녀의 이름은 사랑이라는 뜻과는 다르게 매춘부이다. 아니 고급 콜걸이라고 해야하나?? sm들의 가지가지 요구를 눈물나게 들어주며 그 돈을 받아 먹고 산다.
각종 변태스러운 .아니 변태 놈들과 상상하기도 힘든 성적 환상을 만족 시키기위해 치욕을 겪으면서도 그곳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몇시간씩 창문에서 특정행위를 시키는 마피아나 (위에 포스터장면) 자기의 목을 졸라서 성적 희열을 느끼거나 레스토랑 단골이라는 걸 자기가 부른 매춘부에게까지 자랑하고싶어 못견뎌 하지만 후지산에 강간당하는 포즈를 취해달라는 졸부나 모두 인간의 추잡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좋아하는 애인이 있었는데 그는 매우 유명한 인사다. 그러나 그것 마저 어떻게 시작된 관계였는지 알기는 힘들다. 고객과 접대부의 관계로 만난 것인지 단골 손님이였는지, 정상적으로 만난 것인지 어쨌든 둘이 찍은 사진이 있다. 그것도 같은 사진을 여러번 인화한 사진이...
귀국한 그를 찾아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아이는 m(매조키스트)전문 접대부는 충고한다. "태도를 똑바로 하라고"
그녀는 환각제를 한알 먹고 그를 찾아 나선다. 약에 취해 비틀거려 작은 소동을 일으킨 그녀를 구해주는건 다름아닌 그의 버림받아 미쳐버린 부인이다. 그리고 공터에서 그녀는 환각의 절정을 맛본다. 공터를 둘러싸고 그녀의 주변사람과 그녀를 스쳐지나간 고객들이 가지가지 모습으로 있다.
그 끝에 그렇게 찾아 헤매던 그를 보지만, 그녀는 그를 부를 용기도 없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 마음은 치료가 된 것일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감독은 마지막 장면을 뒤로 빼놓았다. 한층 밝아진 표정의 그녀는 바니걸 분장을 하고 수화를 한다. 어떤 학예회같지만 평범한 장기자랑은 아닌 것같다. 그녀는 치마를 들추며 춤을 추니까.
표정이 밝아졌기 때문에 어쩌면 치료가 된것일 수도 있다.
10년도 더 지난 92년도 작품을 지금에서야 개봉하고 거기다가 6분넘게 잘려나갔을 만큼 영상은 충격적이였다. (다만 너무 잘려나가 무얼 그린것인지 유추할 뿐이다.) 거기다가 마약에 쩌들어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예전 무라카미류의 소설을 10장도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던 기억까지 떠올리게 하였다.
얌전한 소녀의 이미지인 아이에겐 특정 색이있다 빨간 립스틱, 빨간 가방(각종 성도구를 넣어서 매우 크다), 빨간 우산, 빨간구두(하이힐), 모두 빨간 색이다. 왜 빨간색인가? 빨간색은 피, 요부, 정열의 대표적인 이미지 인데, 이런건 그녀와는 맞지 않는다. 그녀의 소녀같은 마음을 감추기 위한 변장같다.
거기다가 그녀가 몸을 담는 사무실(소속사같은..고객과 연결해주는곳)의 식구들은 매일같이 종이를 접어대는 족히 150kg은 나가보이는 거구의 여인과 게이인지 그냥 돈때문인지 여장을하는 남자, 심히 아줌마 스럽지만 그나마 정상적인 여자이다.
길가다가 사이비 점쟁이가 한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실행에 옮길만큼 순진한 그녀, 그들은 인간 쓰레기이며 보통 일반 성관계로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성적으로 병든 자들이기 떄문에 자신이 그들을 돕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녀가 유일하게 시간이 날때마다 연습하는것은 수화처럼 말이다. 아니면 정말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말한 그 이유인가? 그냥 정말 돈때문인가?
단순히 야한 장면에 호기심이 간다면 다른 영화를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야한것 보다는 변태스러운것이 많고 그나마 갈기갈기 잘려나가 기대 이하일 테니까 말이다. 참고로 시사회중 관객의 반정도는 중간을 넘기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영화내내 같은 선율의 음악이 흐르는데 이런 음악과 분위기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홍상수作)"의 기괴한 선율을 생각나게 한다.
무라카미류의 소설은 좋아하지도 않으며 지극히 내 취향도 아니다. 단순한 마약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트레인스포팅이나 바스켓볼 다이어리같은 영화는 꽤 재미있게 봤으니 그건 아닐 것이다.
보는 내내 "왜 그래야만 하는건가" 라는 의문이 계속 생기는 영화다. 어쩌면 제목처럼 그런 순수한 여자도 얼마든지 치욕을 견딜 수 있는 타락한 도쿄라서 그래서 그녀는 매춘부 일을 끊지 못하고 계속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잘려나간 6분가량의 필름이 5년이나 10년후에 무삭제판으로 재 개봉을 한다면 좋겠지만, 지금 영화를 보고 싶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보길 바란다. 영화보는 도중 당신은 밖으로 나가 환불 소동을 벌이거나 도중에 자게 될 확률이 50%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끝까지 보더라도 찝찝한 기분은 떨치기 힘들 지도 모른다.
우스운건 이틀전 본영화가 전혀 다른 분위기에 같은 배경인 도쿄타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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