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나, 공포영화 마니아다. 마니아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생각이 남들 안보는거 굳이 찾아서 보고, 보통인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한가지에만 집착하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냥, 내가 좋아서 보고, 즐긴다면, 그것 역시 마니아라 할수 있지 않을까?
자칭 공포영화 마니아 입장에서 본 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는 꽤 잘 만들어진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이다.
시골촌뜨기 선남선녀들이 미식축구를 보기위해 고향을 벗어나 도시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살인마에게 쫓기게 된다는 전형적인 줄거리라인을 보고 이게 웬 80년대 시츄에이션이야! 하며 실망하기는 금물.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 다크캐슬의 화려한 로고로 시작되는 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는 최고의 제작자 조엘 실버와 로버트 저메키스의 이름을 큼직막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안심(?)과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그리고 시작되는 영화.
역시 슬래셔 무비 다운 전형적인 공식대로 가지 말라는데 가서 엄청나게 고생하다 죽다살아나는 주인공과 마치 순번표를 받은듯 한명한명 잔혹한 모습으로 죽어나가는 주인공을 위한 들러리 친구들. 그리고 정확한 이유도 없이 '그져' 사람을 죽이는게 즐거움이자 삶 자체가 되어버린 살인마 형제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른 슬래셔 무비들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섭고 잔인하게'라는 기본적인 공포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는 점일 것이다.
미국에서조차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R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이 영화는 보는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잔인한 장면이 중반부분부터 쉴새없이 나온다. 정원가위로 잘려지는 머리, 사람을 가르는 쇠말뚝, 그리고 밀랍인형의 비밀.. 생생하게 대형 화면속에서 보여지는 잔혹한 장면들을 보다 보면.. 이건 무서워서 끔찍한게 아니라 너무 끔찍해서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잔인함의 수위가 기존 영화들을 압도한다.
실제로 극장에서도 그런 잔인한 장면들때문에 영화 중반부터 영화보기를 포기 하고 그냥 극장을 나가는 사람들도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하지만 이 영화도 기존 공포영화와 마찬가지로 스토리 전개는 좀 허술하다. 1953년에 제작된 동명영화의 소재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는 하지만, 친구들이 죽어나가도(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까지 죽어도) 눈물한방울 떨어뜨리지 않는 아주 강한 주인공들과 몇십년동안 살인만 저질렀던 살인마 형제들의 비참한(?) 결말까지.. 좀 납득되지 않는 스토리..
그래도 뭐 어떠랴.. 공포영화는 공포영화일뿐. 아카데미 수상식 나가는 것도 아닌데 공포영화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게 무서우면 다 용서되는게 아닌가..
'링'이나 '주온'처럼 머리가 쭈빗 서게 만드는 그런 으스스한 공포물은 아니지만 머리가 멍할정도로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볼만할 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
자칭 마니아 '볼만하다'에 한표 던집니다.
happy girl *
* 사족 1. 패리스 힐튼... 왠만하면 영화 안나오는게 좋겠다. 심플라이프나 열심히 찍어라. 2. 영화를 보고 홍보사에서 만든 홍보물에 나온 주인공들 설명을 보다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칼리와 닉 두 오누이는 제외하고,
페이지(패리스 힐튼) 야한 속옷을 좋아함 에드(야레페달레키) 혼자 잘 돌아다닌다 달튼(존아브라함) 촐랑댄다 브렉(로버트리차드) 겁이없다
누가 쓴건지. 여기에다가도 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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