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영화의 제목 <Manchurian Candidate>는 그 뜻자체로만 본다면 <허수아비 후보>라는 의미가 된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이 제목과 걸맞게 이 영화는 정치공간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사건추적을 담고있다. 그 기둥줄거리는 전쟁중에 기억조작을 당한 주인공(덴젤 워싱턴)이 계속되는 악몽속에서 그 비밀을 벗겨나간다는 것인데 그 비밀속에서 드러나는 음모와 이를 둘러싼 사건의 전개를 본다면 창의적이라고 평가를 하고 싶다.
2. 그러나 그 디테일은 기둥줄거리만큼 매력적으로 배치되어 있지는 않다. 이 영화는 우선 주인공이 사건을 추적해가는 주체이지만, 그 해결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극적 전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주인공을 믿고 도와줄수 있는 조력자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인물과의 관계설정과 이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극적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거기다가 주인공 <덴젤 워싱턴>이 사건과 그 비밀을 푸는데 있어 음모의 전반에 대해 그 윤곽의 참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매달리다 보니, 개인적 문제해결의 차원으로 보여지게 되고, 그렇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극적전개의 명쾌함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이게 된다.
3. 후반부의 전개와 그 결말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흥분되고 긴장감을 유지할수 있음에도 파국을 잘못 이끌어내고 있는듯한 모습을 보게된다. 이는 음모의 중심에 서있는 레이몬드 쇼의 이해할수 없는 행동과 결국 이 이해할수 없는 행동이 정해진 결말을 이끌기 위해 작위적으로 이루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결말부의 반전을 만들어 관객들의 혼란을 일으키지도, 그렇다고 치밀한 극적 전개를 보여주지도 못한채, 어정쩡한 모습으로 스스로 기를 꺾어버린다.
4. 그런 측면에서 이영화는 메릴 스트립과 덴젤 워싱턴의 일관된 캐릭터 유지와는 별개로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서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하며, 또한 그 연기도 그런 한계에 갖힌다. 레이몬드 쇼의 경우 매우 중심적인 인물임에도 그의 캐릭터가 무엇인지, 일관되게 보여주지 못함으로서 후반에 힘을 빼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다. 그럼에도 덴젤 워싱턴이 편집증적인 연기와 메릴 스트립의 광기는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결말은 그것들을 보상해주지 못한다.
5.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리얼한 액션이 살아있는 스릴러가 되지 못하고, 뭔가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의 꼭 있을 법하지 않은 공상적 스릴러의 모습으로 더 강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것이 결정적으로 이 영화에 초를 치는데, 이러한 X-File적 극 분위기는 어쩌면 이영화의 중심 줄거리를 생각해볼때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왜 덴젤 워싱턴은 항상 자다 깨기만 하고, 그때마다 그가 주체하지 못하는 사건들은 그의 의도와 무관하게 일어나기만 하는가? 뒷처리는 누가 하라고?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답답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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