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 데레사>는 이태리에서 특별 드라마로 기획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이런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2004년 결국 영화로 선보이게 된다. 이태리에 교황청이 있다는 것과 이태리가 카톨릭 국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나라가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의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적고 있는 운영자는 안타깝게도 무교이며 카톨릭이나 기독교적인 세계관에도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이 영화가 종교와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생각할때 사실 정확한 영화 리뷰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우선 이 영화는 전기적인 구성과 함께 다큐멘터리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겠지만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 자체가 극빈자와 소외받고 고통받는 영혼들을 위해 평생 구도의 길로 살아간 인물이기에 피할 수 없는 영화적 구성과 선택이었을 것이다.
영화 <마더 데레사>가 한국 영화팬들에게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1960년대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전 세계의 남성을 사로잡았던 올리비아 핫세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기때문이다. 그녀의 아름답고 앳된 모습은 없어졌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는 정말 스크린에서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이 다시 재 탄생한 것 처럼 깔끔하고 군더기 없는 연기와 감정 이입을 보여주고 있다.
엄밀히 말해 이 영화는 상당히 종교적인 영화이다. 영화 자체도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이 36살때부터 죽을때까지 항상 가난한 이웃과 병든 이웃을 위해 몸소 실천하고 헌신으로 일관한 구도자로서의 모습을 극적인 장치나 인위적인 장치 없이 따라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 형식이거나 다큐멘터리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들이 지루한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최소한 카톨릭을 믿거나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에 동화한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보는 시간동안 지루함이나 불평을 할 수 없을만큼 군더기 없는 영화적 구성과 진행을 보여준다. 다만 너무 짧은 두 시간동안 그녀의 삶을 담아낼려고 하다보니 가끔씩 이야기 진행이 너무 빠르다는 느낌과 함께 그녀가 인도 캘커다에 오기전에 어떻게 해서 수녀가 되었는지 젊은날의 마더 데레사에 대한 설명이 너무 생략되었다는게 불만이라면 불만 아닌 불만일 것이다.
분명 이 영화는 카톨릭을 믿거나 그녀의 삶에 동화된 분들이라면 상당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종교가 없거나 타 종교이거나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에 관심이 없는 영화팬들이 본다면 어떨까? 사실 상당히 지루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과 군더기 없는 진행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의 생애를 그대로 따라가는 전기적 형식의 영화이다. 따라서 실존 인물이 보여주는 인류애적인 박애 정신과 그녀의 초지 일관된 삶은 분명 영화를 관람하는 영화팬들에게 존경심과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카톨릭 신도나 그녀의 삶에 매료된 사람만큼 큰 영화적 재미나 영화적 만족감을 일반 영화팬들이 가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물론 이 영화를 관람할려고 마음 먹은 영화팬이라면 최소한 영화적 재미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극장에서 오붓하게 영화적 재미나 마더 데레사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녀의 삶에 동화되지 못한 관객이라면 2시간이 생각보다 지루하고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런 저런 단점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마더 데레사>는 그녀를 기억하고 그녀를 추모하는 전 인류에게는 좋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가 될 것이다. 특히 그녀의 삶을 전혀 극적으로 과장하거나 인위적으로 미화시키지 않고도 초지일관된 그녀의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과 헌신만으로 영화적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가 보여준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극장에서 꼭 관람할만큼 빼어난 수작이냐고 물어본다면 좋은 영화일지는 모르지만 수작은 힘들지 않을가 생각한다. 전기적인 영화의 태생적 한계가 어쩌면 이런것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운영자 개인적으로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의 인류애적 사랑에 대한 경외의 표시로 영화적 완성도를 떠나서 예술성 10점을 부여하고자 한다.
P.S 인물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서 생각한다면 상당히 괸찮구요. 특히 올리비아 핫세의 연기는 실제 마더 데레사라는 인물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괸찮네요.. 음 하지만 저처럼 종교 없으신 분이거나 타 종교이면 아마도 극적인 감동은 상당히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