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를 혼자 떠놀던 어느 하루 그냥 영화가 보고싶은 마음에 씨네큐브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노맨스랜드가 하고 있었고,
솔직히 제목을 처음 듣는 영화였다.
그냥 시간이 맞길래 보기로 결심하였고, 영화 팜플렛엔 코메디 영화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보는 내내 나는 전혀 코메디 영화라고 느끼지 못하였고,
아무 정보 없이 갔었기 때문에 그것이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것도 뒤늦게야 깨닫게 되었다.
보스니아 군인과 세르비아 군인이 노맨스랜드에서 만나게 되고,
서로를 경계하며 그 공간에서 대치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보면서 JSA의 이병헌과 송강호가 떠올랐고,
이는 같은 민족임에도 서로에게 총구를 겨냥하고 있는 우리와 같은 모습이었다.
'적'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미워하지만,
그 미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조차 우리는 알지못한다.
'시작'이 누구부터였는지 서로에게 그 잘못을 떠맡기지만 명확하지 않다.
JSA의 결말처럼 이 영화의 결말또한 극단적이다.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하는듯 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온갖 영화 전문 사이트와 영화 정보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살면서,
이전에는 영화는 아무정보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기대감없이) 영화관을 찾아갈때
그 백미를 알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정도 그 배경지식은 알아야 보다 더 재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 함선 포템킨에서도 한참 후에야 이것이 실제의 러시아 역사를 배경으로 한것이란걸
깨달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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