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문제를 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죽고 갑자기 미망 인이 되었습니다. 죽은 남편을 애도할 시간조차 없이 차압 통시서 가 날아 들어왔습니다. 다 털어봤더니 유산은커녕 빚만 산더미처럼 지고 자기 혼자 편하자고 세상을 뜬 거였습니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주제에 세컨드까지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집과 정원 을 지키기 위해 뭘 해야 할까요? 모르시겠다고요? 그렇다면........ [오! 그레이스]를 보시면 되죠. ^^;;;;
우선 정답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바로 대.마.초입니다. 무슨 소리냐 구요? 위에서 말씀 드렸던 상황은 영화 [오! 그레이스]의 여자 주 인공인 아줌마 그레이스가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죠. 가당치도 않은 사면초가의 상태에서 그레이스 가 얻은 해결책은 자신의 온실에서 정원사인 매튜와 합작하에 대마 초를 몰래 길러서 한탕한다는 겁니다. 워낙 세상을 물정이라곤 모 르고 남편에게 속은 그레이스지만 다른 걸 몰라도 화초 기르는 데 는 일가견이 있었던 그녀이기에 어느새 그녀의 온실은 최상급 대마 초로 즐비한 범죄의 소굴이 되어 버렸죠. 막상 기르긴 다 길렀는데 이걸 다 어떻게 팔아서 돈을 만드냐구요?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진짜 재미니까 --;;; 직접 보세요!!
남편의 죽음, 그 뒤에 밝혀진 거짓말.... 같은 줄거리는 프랑스 영 화 [블루]나 미국영화 [행복했던 여자] 등에서 많이 봤던 스토리 전개였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게 바로 영국영 화의 유머였습니다. 최근 들어 영국영화가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네요. 비단 코미디영화 뿐만이 아니라 여러모로요. 한 편 한 편 볼수록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영국이란 나라가 우리나라 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일까요? 전에도 얘기했지만 영국 영화의 저 력엔 자신들의 영국적 특색을 잃지 않고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데 있죠. 물론 그 특색이라는 게 독특한 영국식 억양에서 출발하는 면도 있지만요.
그레이스가 대마초를 기르기 위해 온실을 대낮같이 밝히는 걸 구경 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구경하는 장면은 왠지 [웰레스와 그로밋] 에서 치즈 가지러 우주로 가는 로켓을 구경하던 생쥐들이 생각나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 이야기 전개가 황당했지만, 별 거부 감 없이 즐겁게 웃을 수 있었던 건 그레이스 아줌마와 그 주변사람 들을 시나리오 이상으로 개성있게 연기해준 배우 때문이었습니다. 갑자기 밀어닥친 황당한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찾아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아줌마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참 친근하게 볼 수 있었구요. 하얀 정장 입고 대마초 팔러나갈 생각을 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오밀조밀하면서도 정겹게 관객을 웃겨주는 영화가 [오! 그레이스]였습니다.
어쨌든 최근에 본 [브랜단 앤 트루디]도 독특한 재미가 있었는데 [ 오! 그레이스]는 그 두배는 더 재미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두 편 모두 내용이나 결말이 조금 비약적이긴 했지만, 관객을 즐겁게 웃 긴다는 코미디 영화의 본분을 지켰으니 그쯤이야 뭐~! 6^^;;; 우리 나라의 아줌마만큼이나 열심히 살아가는 그레이스. 비록 잠깐 잘못 된 길을 걷긴 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힘으로 올바른 길을 쟁취해내 는 그 모습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싶네요.
추신: 전 이걸 시사회로 봤습니다. 그때는 멀쩡했는데... 개봉판은 중요한 요소 요소 대마초가 나오면 잘랐다더군요. 시간은 2분 30초인지 몰라도 그 장면들이 떨어져 나온 영화가 제 맛이 날까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대마초라지만 결국 주인공들은 건전한 방법을 택하는데...--;;; 그게 더 건전하지 않나요? 그거 보고 바로 이거야!!하고 대마초 기르러 갈까봐 그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