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토, 연애사진 이후로 나는 마츠다 류헤이라는 젊은 일본 배우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드라마 쇼프로는 커녕 CF에서도 얼굴보기 힘든 배우 마츠다 류헤이.
고하토의 카피만 보고 얼굴을 봤을때는 '일본에선 이런 얼굴이 미소년인가?'는 의문을 자아냈었지만 지금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캐스팅에 전적으로 오케이라 말하고 싶다.
원제가 푸른 봄인 이 영화는 청소년의 방황과 허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사이 고교 전통으로 난간에 매달려 박수를 제일 많이 친 쿠조는 학교의 짱이 된다.
소꼽친구인 아오키는 과묵하고 세상에 무관심한 쿠조를 동경해 그가 학교의 짱이 된 것을 기뻐한다.
쿠조는 짱이 된 후에도 모든 일에 관심이 없다.
기강을 잡는다던지 후배를 모은다던지 그런건 전혀 생각밖의 일들, 그런 쿠조에게 아오키는 좀 더 강해지라고 말한다.
후배들에게 놀림감이 된 아오키는 쿠조를 종용해 결국 기강을 잡게 된다.
그러나 위협만 하려던 쿠조는 자신과 다르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오키를 보면서 염증을 느낀다.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친 아오키와 말도 섞지 않는 쿠조, 아오키는 상심해 엇나가기 시작한다.
항상 자신의 지표를 쿠조로 삼아온 아오키는 서서히 폭력적이고 괴이한 인물이 되어가고 나머지 친구인 유키오는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기무라는 야구를 버리고 야쿠자의 길로 들어서 버린다.
말려도 듣지 않는 아오키를 단념한 쿠조, 유키오와 기무라 그리고 자신이 심은 튤립이 시들어가는 것을 보며 못내 서글퍼진다.
"영원히 피지 않는 꽃은 없나요?"
꽃을 피우면 시들어버릴 걱정이 앞서 못내 불안한 쿠조, 그것은 지금의 자신과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었다.
목적지도 없는 꿈도 없는 그들의 방황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우울한 청춘(원제: 푸른 봄)은 목표를 잃거나 혹은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입시와 졸업이 바로 눈앞에 놓인 새로운 전환기 고 3의 봄을 맞이한 그들에게 그 봄은 마냥 아름답고 따스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푸른 봄, 그것은 어쩌면 그 시절을 정확히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하늘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인 쿠조 역을 맡은 마츠다 류헤이의 연기가 눈에 띈다.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그 시절, 바로 쿠조가 아닐까?
다소 폭력성이 짙고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난무하는 터라 한국인의 정서에는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것 같지만 원작 못지 않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강한 사운드의 주제곡이 오버랩되면서 강렬한 허무한 느낌을 한층 고조시켜주는 영화다.
이 영화로 인해 한동안 마츠다 류헤이를 오래도록 주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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