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운명은 때론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허우적 대는 어항 속의 금붕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마치 자신이 바다에 있다고 착각하며, 끊임없이 앞으로 헤엄쳐 나가다 부딪히고 또 부딪힌 그 사실을 이내 망각하길 반복하는... 흔히 가난은 대물림된다 하지만 불륜이란 고리도 그렇게 부모의 대에서 끊기지 않고, 유전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나는 내릴 순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선 그렇다고 감독이 대답한 다. 이렇게 단순한 삼각관계에서 빚어지는 흔하디 흔한 삼류 에로가 될 뻔한 영화가 위와 같은 확고한 감독의 시선으로 인해 선댄스의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보고 나면 다소 씁쓸해지긴 하지만 이제껏 보아왔던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이나, 헐리웃 로맨 틱 코미디의 어설픈 해피엔딩 "그 둘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류의 동화에서 오 는 닭살스러움이 느껴지진 않아 좋다. 헝가리란 낯선 땅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우리 사회의 한 고리를 그려나가 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