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제 슬래셔 무비입니다. 이 계통의 영화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화끈하고 창의적으로 '죽이는가?'하는 점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외국영화로는 처음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는 등 자극적인 소문이 많았던 영화였지만, 글쎄요, 참신하거나 쇼킹한 장면이 별로 없군요. 잘린 머리로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_- 정도가 기억에 남을만 합니다. 저 장면을 제외하곤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을만한 장면도 없었구요. 결국 자진 삭제 후 18세 등급을 받았다던데, 그나마 볼 거 없는 영화가 더 볼 거 없어졌겠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반전도 뜬금없습니다. '사실은 말하고 있는 그 놈이 살인범이다'는 식의 반전은 최근엔 <아이덴터티>에서도 반복되었던, 숱하게 울궈먹은 방식이지요. 게다가 시침 뚝 떼고 영화 내내 마리의 정체에 대한 거짓정보를 잔뜩 흘려놓고, 영화 끝부분에 가서야 '사실은 마리가 살인마였다'고 주장한다면, 보는 관객 입장에선 어이없어지죠.
잘 만든 슬래셔 무비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옥죄는 듯한 긴장감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시간 아까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