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감독은 사상을 떠나 영화 내내 비전향장기수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다.
사상을 전향한다는 종이 한 장에 서명만 하면 곧바로 풀려 날 수 있는 데도 그들은 그러질 않았다. 대부분 30년의 세월을 그렇게 감옥에서 보냈다.
감독의 짓궂은 생각은 나도 동의한다. 사상전향서 한 장 써 주고 나와서 그들의 이즘을 전파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들은 임종의 순간에서도 동지들의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이즘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상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기에. 하지만 남한은 용납하지 않았다. 체제가 그러하였고 사회 또한 차가운 시선이었다. 비전향장기수의 가족들은 연락을 하는 것을 거절했고 어머니의 장례도 알려 주지 않았으며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그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직접 겪지 않았던 나도 공산주의 라고 하면 공포심부터 드니까.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려는 순간 정신이 확 드는 일이 있었다. 북으로 송환되기 전 북에 납치된 사람이 있는 가족들이 찾아왔다. 비전향장기수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북에 납치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왜 간첩을 보내 주냐며 항의하는 사람들. 북에 납치된 사람들이 돌아 오지 못 하고 있는 데.. 그들은 외면했다.
북에 돌아가 영웅대접을 받는 그들. 그들의 이즘을 지켜 냈으니까.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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