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오면서 사람 사이에는 항상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항상 기쁨과 슬픔이 교차해 가면서 우리 인생사가 순환되지 않은가 싶다.
나는 언뜻 우리나라 백구가 주인을 찾아 먼길을 달려왔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이 영화를 보고 가까운 나라에서도 정말 충견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도 개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키우고 있지만 가슴이 더욱 슬픈 것은 하치가 충견이라서 보다는 정말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슬픈 영화인거 같다.
요즘같이 남을 못믿는 불신시대와 혼란의 정점속에서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약속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을까도 싶고 나 자신조차 남에게 불신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런데 하치는 10년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주인을 위해 역앞을 마중나갔다니 가슴이 뭉클하였다. 무엇보다 하치 이야기는 하치가 주인공이지만 그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인물묘사도 잘 표현한 영화이다. 우에노 교수님의 인간에게도 인격이 있듯이 개에도 견격이 있다는 말은 언뜻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교수님의 바른 성품을 잘 보여주었고 그만큼 하치를 애완견이 아닌 자기 가족으로 대해주면서 남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우에노 교수의 부인은 남편이 하치에게 빠져있는걸 못마땅했지만 결국 남편에 대한 하치의 사랑을 결국 알게 되었고 오히려 우에노 교수의 딸은 개를 좋아했지만 자기 가족만 생각하는 약간 이기주의 여자로 묘사된거 같은데 이게 바로 우리의 현재 모습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그렇게 사랑하고 아껴준 개를 집으로 데려가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였는데...
사람이 개한테 마음을 주면 개도 마찬가지로 사람한테 마음을 주게 된다. 사람과 이별하게 되면 개 또한 이별의 순간을 느끼게 된다. 하치는 그 순간을 알고 있었고 아마도 다시 돌아가신 우에노 교수의 품에 안겨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그리워 했을지도 모른다. 하치가 시부야 역에서 기다리다가 죽어가는 순간은 정말 눈물이 났다. 이 순간만은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도 뭔가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견격은 커녕 인격도 무시하는 우리 사회속에서 하치 이야기를 보면서 한번 마음의 정화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을 뿐이다. 일본 시부야역에 하치 동상이 있다는데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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