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키노에 적은 글이지만 키노 서버가 맛이 가서 쓴 글이 날아가버리는 바람에(아직도 황당함)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다시 이곳에 쓰는 것이다.
언세드는 사전적의미로 말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영화에서 말하지 않은 것은 마이클의 아들인 카일이 마이클에게 말하지 않은 것과 토미가 마이클에게 말하지 않은 과거, 혹은 자신의 진실이나 비밀 같은 것이다. 물론 누구나 비밀이란 있는 법이며 그것을 꼭 말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긴 하다. 그러나 마이클과 같은 심리치료사들이 치료를 하자면 그들의 비밀을 알아야만 한다.
카일의 비밀을 알지 못해 아들이 죽을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토미만큼은 살리고 싶었던 마이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모로 찾아다니는데 영화 말미에 토미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토미와 함께 병원에서 공놀이를 하는 것을 두고 마음의 자유라고 표현하는 부분은 인간의 무의식을 대표적으로 표현한 부분으로서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다. 원래 무의식은 이와 같이 자신이 외부에 토로하지 못하는 갈증을 꿈과 같은 장치를 통해 표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공놀이가 됐든 다른 이미지가 됐든.
영화 외부적인 면을 보자면 꽤 복잡하고 어렵긴 한데 장르의 복합화에 지나치게 얽매여서 스릴러와 심리극 사이에서 어정쩡한 면이 있긴 하다. 또한 스토리 전개도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급하게 지나가고 불분명하다. 애석하게도 감독이 놓치는 것도 있는데 가령 토미의 어렸을 때 일은 오이디푸스적 근친상간이라기 보다는 여성의 성적 학대 혹은 유희라고 봐도 거의 무방한 편이다. 어렸을 때 잘생긴 외모덕에 누나들에게 귀여움(?)을 많이 받은 사람들 아마 있을 것이고 필자의 말을 이해할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꽤 괜찮은 편이다. 연기들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사실 최근의 B급 할리우드 대작물들에 식상한 사람들이라면 신선하다고 느낄 정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