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련 인터넷 게시판 마다 "원더풀 데이즈"에 대한 찬반 양론이 활발한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가 한국 관객들의 요구수준을 결국 못맞추고 말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지난 일요일 유료 관람을 했다. 그리고 더 나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 마음에 간단히 몇 마디만 쓴다.
그래도 애니메이션의 기본은 셀이다. "원더풀 데이즈"를 본 사람들은 다 느꼈을 것이다. 3D 그래픽과 미니어쳐로 촬영된 부분은 좋았지만 그 사이사이 인물들을 구현하는데 사용된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이 너무 투박했다는 것을. "아키라"와 같은 징글징글한 일본 애니메이션에 눈높이가 맞춰진 한국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면 이 부분에서 보통 노력 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가지 방식의 애니메이션을 함께 사용한다는 발상은 좋았지만 그 가운데 어느 하나가 너무 쳐지니까 오히려 어색함만 가중된 꼴이다. 아예 "파이널 판타지"처럼 완전 3D 그래픽으로 만들던가 아니면 보다 수준 높은 셀 애니메이션을 그려내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한국 관객들의 높은 요구수준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은 스토리다. "원더풀 데이즈"의 이야기는 그놈의 '한국적 멜러의 망령'을 버리지 못한 SF 버전의 "비천무"에 불과했다. 주인공들이 미래의 한국인들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면 나도 더이상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계속 그런 정도의 이야기 밖에 들려줄 수 없다면 관객들도 결국은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더이상의 기대를 접어버리게 될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다른 특정 감독의 작품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유는 기술적 차원의 완벽함 때문이 결코 아니다. 더구나 "원더풀 데이즈"는 관객들이 빠져들만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내려는 노력보다 "공각기동대"와 같이 잘 알려진 작품의 분위기를 모사하는데만 더 정신이 팔려있었다는 혐의를 벗어버리기 어려운 부분마저 있다.
그렇다고 "원더풀 데이즈"를 위해 투자된 7년 여 시간과 120억이라는 대규모의 자본이 완전히 헛것이 된 것은 아니다. 지금은 비교 조차 하기 우스운 일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94년의 "블루 시걸"에 비하면 "원더풀 데이즈"는 포니 자동차가 뉴EF소나타로 업그레이드된 격이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 관객들이 벤츠나 BMW에 익숙하니 당해낼 도리가 없다. 솔직히 괜찮은 실사영화 두세편은 족히 만들 수 있는 예산이 이정도 수준의 애니메이션 한편에 모두 들어갔다는 사실이 좀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자동차가 아니다. 시간과 자본을 어디에 더 들여야 하는지만 정확히 알고 시작한다면 우리도 지금 보다 훨씬 좋은 작품들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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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rftg
와~저도 필자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우리영화가 발전하려면 많은 비판도 필요합니다.^^*
2007-02-27
01:25
당신은 비엠더블유 타슈 난 소나타 탈란다 소나타가 어디가어때서?
2003-07-22
19:17
스토리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가 쓴 니키타란 영화를 아십니까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2003-07-22
13:22
_-_ 제발 시비거는 답글들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3-07-22
13:22
어~~꼭 자기가 만들면,자신있다는소리로 들리네?...ㅋㅋㅋ 함 만들어 보슈...어설픈 비평은 이제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