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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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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7 오전 11:2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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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단 "보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본입니다. 일단
한번 관객들에게 공개된 영화는 100% 작품의 질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당
연합니다. 물론 최초로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
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입니다. 그런 것이 작품 전체의 질을 가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미국이나 일본 애니매이션의 작화 스타일에 눈이 익어 우리 애니
매이션은 외면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몇십억을 들여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는 애니매이션이 있고, 그런 애니매이션이 칭찬을 받는 것도 사실입
니다. 그러나 애니매이션을 포함한 모든 영화의 기본은 스토리입니다. 애니
매이션이라고 이 기본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애니매
이션의 고질병인 스토리의 취약함을, 원더풀 데이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
습니다.
뛰어난 스토리는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아니, 빨아들입니다. 스토리가 관객
을 흡수하여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게 하고, 그 라인의 흐름에 따라 관객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그러나 원더풀 데이즈는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물흐르는 대로 흘러가다가, 그리고 끝입니다. 캐릭
터들은 지나치게 무표정하며, 가장 전형적인 주인공에 전형적인 히로인, 전
형적인 악역과 전형적인 조연을 "어설프게" 연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성우
의 연기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모든 영화는 보는 이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영화를 보
고 나서 우리는 감정이 변하여 무서워 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웃기
도 하며, 감동 받기도 합니다. 관객들의 감정 이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원
더풀 데이즈는 이미 그 시점에서, 영화로서의 힘을 잃었다고 봅니다.
만일 이 영화가 "원더풀 데이즈"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실망하지는 않
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120억의 돈은 둘째치더라도) 7년
의 세월이 있습니다. 기다린 관객들은 중학생에서 대학생이 되었고, 감독
은 모자라서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합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원더
풀 데이즈의 배경은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습니다. 미니어쳐 촬
영과 3D로 작업한 배경의 섬세함에 비해, 캐릭터의 선은 너무 둔탁합니다.
배경에 쏟아부은 정성을 조금이라도 돌려 시나리오을 중심으로 다른 면들에
도 신경을 썼더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몇십억을 들인 블록버스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적은 돈을 들이고
도 맛깔나는 대사와 뛰어난 연기로(아니면 일상적인 대사와 잔잔한 감동이
라든지.. 예는 많습니다.) 감동을 주는 영화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애
니매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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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이즈(2002, Wonderful Days)
제작사 : 틴하우스(주)(양철집) / 배급사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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