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플 데이즈]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열병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제작기간 7년에 제작비 76억, 작년부터 달마다 들었던 개봉연기소식. 말그대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작품이다.
영화는 국내 아니 거의 세계 최초로 2D와 3D에다가 미니어쳐 기법까지 동원했다. 덕분에 영화에 등장하는 건물이나 도시의 외관은 그야말로 실사찰영후에 갖다붙인 거 같은 효과를 줬다. 여기에 감탄을 자아내는 오토바이씬 등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한단계 발전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해줬다. 이정도 기술을 가지고 계속 갈고 닦는 다면 능히 재패니메이션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을 만큼 기술적 완성도는 놀랍다고 생각한다. 단, 영화속에서 2D의 따로놈과 어색한 출연진의 모습들은 제껴두자.
그렇다면 이렇게 영상미가 높다고 잎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있는 나에게 당신이 옆구리 쿡 찌르면서 '정말 볼만한 거에요?'라고 묻는 다면........난 눈물이 흐를지 모른다. 대한민국 영화계의 고질병이자 모래지옥이요 마약과 같은 드라마의 부재가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해버렸다. 마치 [아마게돈]을 보는 듯한 시종일관 무거운 내용, [블루시걸]처럼 어처구니없이 신출귀몰하는 인물들, 도대체 말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는 줄거리는 보는 관객의 가슴에 비수를 서너개씩 꽂아버린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이 저주를 풀만한 작품은 없는 것일까...
드라마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차라리 때려부수는 액션으로 만들던지 아니면 '에코반'과 '마르'에 얽힌 철학적인 [아키라]같은 작품으로 나가던지, (짬뽕처럼 등장시킨 세계각국의 민속 가면, 공연들이 아닌) 한국적 정서에 이끌리게 [오세암]처럼 만들던지... 시작부터 누구나 짐작할 만한 뻔한 스토리와 전혀 개연선도 없고 관심도 안가는 삼각관계, 갑작스레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세계.
한국 애니메이션의 영상미를 한단계 끌어올린 작품으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여전히 80~90년대를 못벗어난 작품으로 불릴 애니메이션이다.
# 영상미고 뭐고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2D라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갈 순 없을까...[원더플 데이즈]와 같은 제작시기, 제작비라면 충분히 가능할텐데(누가 또 이런 모험을 할까 싶긴 하지만)...처음부터 잘될리는 없으니 기다리라고 해도, 이미 몇십년을 기다려 왔다. 이젠 제대로 된 뭔가 나와야 하는거 아닐까..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극장에서라도 보려고 하다가 우연히 시사회로 봤는데.....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시사회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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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장면장면 빠졌다면서.. 원더플의 장점과 단점을 모르고 "최고였어"라고 말하는 불쌍하고 안타까운 위에 분.. 쯧쯧..
2003-07-18
09:27
아쉬워할 작품이 아닌데 아쉬워하니까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그렇죠. 더 안타까운건 핸드폰 보고 애들 울고해서 여러 장면 놓쳐놓고는 '형편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죠.
2003-07-17
22:14
이해가 안가는게 어쩌서 원더풀 데이즈에 대한 아쉬움이 담긴 글에는 이런 조잡한 덧글이 남는건지?? ㅡㅡ;;
2003-07-16
17:09
평론가 흉내내면서 긴 글쓰느라 수고많구만..
2003-07-16
12:12
뮤지컬을 마당극의 잦대로 평가하지마요..원더풀데이즈는 애니 이상의 고급함이 있다구요
2003-07-15
22:17
근데 그거없이도 이해는 할수는 있다하던데.. 특히 처음설명부분 대사를 이해 못하거나 넘어가면 영화를 이해를 못한다나? 친구가 그랬음.
2003-07-15
16:05
개연성은 아직안봐서 모르겠다만 본사람들이 화면이 빨리지 나가서 그장면이 무슨 장면이라더라 놓치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대. 그리고 사전지식없이는 당근 한번보고는 이해를 못한대.
2003-07-15
16:05
기자가 한말중에 웃긴말 " 에니메이션이라면 모 작품처럼 미래상이나 철학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졸라 웃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