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로니카는 영화소재로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한 창녀의 일생을 단순하게 조명한 영화가 아니라 당시의 계약결혼으로 얼룩진 결혼관과 남성위주의 사회주도로 이루어진 관습과 여성의 한계적인 굴레에 항거하여 사랑의 자유와 쟁취를 위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에 관한 한 치열하고 열정인 삶을 산 여인의 모습으로 주인공을 아름답게 묘사한 영화로서 지금 현재에 와서 생각해도 답답하고 폐쇄적인 사회로 느껴질 중세의 사회 속에서도 지금 생각해도 파격적인 사랑의 자유를 선택한 한 여인의 남성편력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1538년 베니스를 배경으로 마치 한편의 로맨스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줄만큼 연인 마르코와 베로니카의 사랑을 창녀의 더럽고 퇴색되어버린 사랑이 아니라 순백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화면을 연출하고 있는데 진정한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베로니카의 모습과 사랑 없는 정략적 결혼에 희생당하는 당시 여성들의 억눌린 현실을 통해서 사랑의 자유와 획득을 위한 베로니카의 극단적인 선택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자연스럽게 정당화 시켜서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의 하이힐의 원조 격이라고 생각되는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상류층을 상대하는 교육을 받던 모습이나 창녀들이 그 당시 엘리트 귀족층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식과 재능을 소유하고 있어야 했었음을 알려주는 모습은 당시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전달을 관객들에게 충분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터키군대 즉 오스만 투르크 군에 대항하여 프랑스에 원군을 구하려는 베니스의 모습은 당시 도시국가체제에 있던 이탈리아의 취약한 군사력과 무역과 향락에만 힘쓴 베니스의 허약한 국방력을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프랑스 왕을 구워삶아 원군을 요청받는 베로니카의 모습은 우리나라 의 속담중 하나인 베겟머리 송사라는 말을 생각나게 만들었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베로니카에게 오히려 배신감을 느껴 베로니카 곁을 떠나는 마르코의 모습을 통해서 치기 어린 질투와 이기심으로 점철된 남자들의 이율배반적인 에고이스트 적인 면모를 볼 수가 있었다. 결국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 베로니카는 실사영화라는 사실을 잠깐 잊을 정도로 베로니카의 일생이 단순히 한 여인의 일생이 아니고 그 시대 모든 여인들의 아픔과 갈등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영화로서 표현되어졌기에 나의 마음속에 깊이 기억될 페미니즘 성향이 짙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