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엔 저마다 한가지씩 어떤 문제들에 고민하고 가슴아파했던 기억들이 있을 겁니다. 해서 어떤 이는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친구나 가족간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기도 합니다. 간혹(?) 성에 대한 궁금증에 집착하는 친구들도 있지요.
때문에 사람들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가는 이러한 사춘기를 두고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어린 나이에 새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무척이나 혼란스럽다는 뜻일 겁니다. 솔직히 저 또한 이 때에 "어떻하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까" 란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있으니까요...^_^;;
때문에 대부분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들이 사춘기에 겪는 갈등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기로 접어드는 과정을 밀도있게 보여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영화<내 마음의 비밀>도 성장기를 다룬 영화중 하나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지금의 심정은 흡사...볼일을 다 보지도 못한 채 지퍼를 올린 듯한 기분이랄 까요. 뭔가 좀 허전하고 빠진 듯한 느낌...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사실 성장기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은 대개, 어른들에게는 지나간 과거를 회상케하며 추억에 젖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현재의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할 수 있게 하여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면에서 성공(?)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그 다루는 소재가 파격적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그런 면에서 <내 마음의 비밀>은 일단 좋은 조건에서 출발한 영화라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정감 어린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성(性)과 죽음(또는 공포)에 대해 눈 떠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분히 흥미를 끌만한 소재를 가진 영화임에도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 건 왜일까요?
[ 하비, 너 원래 성격이 그렇게 좋니? ]
우선은 정서적인 면에서 우리와 조금은 거리감이 있지 않았나 싶네요. 즉, 아버지는 자살을 했는데, 삼촌이란 사람은 어머니를 탐하고... 유령이 나온다고 두려워 하던 집에서 유령같은 사내와 이모가 섹스를 벌여도... 충격은 잠시뿐...이내 밝아지는 소년 하비의 모습을 볼 때... 약간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는 겁니다.
사실 나이 살 먹은 제가 보기에도... 이 모든 현실이 어린 나이의 소년 하비가 이해하고 감당하기에는 조금은 벅찬 것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소년 하비는 이 모든 혼란을 극복하고 행복한 웃음으로 영화를 마무리 하더군요.
또한 영화<내 마음의 비밀>에는 이상하게도 관객들에게 머리씀을 강조하는 많은 장면들이 등장하더군요. 몇 가지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죠. 거미집...돌다리...유령의 집...밀집 인형의 화형식...아버지의 방 등등... 이러한 장면들은 영화속 곳곳에 자주 등장해... 무엇인가 내포하고 있는 듯하지만 머리만 아프게 할 뿐... 영화는 끝까지 아무 것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무례함(?)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머리가 아파지는 겁니다.(나만 그랬을지도...-_-;;)
하지만 시골마을의 정감어린 풍경들과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들은 이 영화를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가 되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더군요. 해서 이 영화에 대해 "너무나 개인적인...아름다울 뿐 아니라 지적인 영화"라고 평한 미국 ABC방송의 영화평이 가장 적절한 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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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1
내 마음의 비밀(1997, Secrets of the Heart)
배급사 : (주)베어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