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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오세암>가정의달을 맞아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를.. 오세암
aboss 2003-05-04 오후 5:03:44 876   [6]
오세암..

정채봉 시인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국산에니메이션이다..
10여년전 박철수 감독의 동명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와 내용도 같은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책, 영화, 에니메이션 세가지 버전으로 볼 수 있다니..
다소 지겨울 법도 하지만 워낙 내용이 절절한데다가 각각의 분위기와 구성이 다르기에 이 에니메이션도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성백엽 감독이 5년간 호흡을 같이했던 팀과 팀웍을 맞추어 2년동안 제작한 에니메이션이란다..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를 바탕으로 에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서인지..
화면도 밝고 가벼운 색채를 많이 썼고.. 내용도 세대의 흐름에 맞게 코믹한 부분을 삽입하였고 천진함과 순수함이 고대로 드러나도록 재구성을 했기에 보기에 아주 편안했다..
대개 에네메이션은 어린이들이 보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가진 어른들도 무조건 유치하다 치부할 수 없을 만큼 화면은 참 아름다웠고.. 내용도 아주 감동적이었다..

오세암..
5세의 어린아이가 부처가 됐다는 전설을 지닌 암자라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고아 남매인 감이와 길손이가 어렵게 떠돌다가 맘씨좋은 스님을 만나 절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겪게됀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감이는 어릴적 불의의 사고인 화재로 엄마와 시력을 잃었고.. 길손이는 그 사실을 모른채 언젠가는 엄마가 돌아오리라 굳게 믿으며 그 그리움으로 살아가는 아이이다..
항상 정에 굶주려있기에..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어른스러운 면을 감이가 지녔다면 아직 어린 아이이기에 철없이 굴면서 좌충우돌 사고를 일으키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해 주위사람들을 당황시키기도 하는 아이가 길손이이다..
그러나 반면에 길손이는 누나의 보이지않는 눈을 대신에 사물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소리로 색채와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기 위해 애를 쓰는 어른스러운 면도 보이고..
그래서 누나의 눈이 돼주고자.. 공부를 하기 위해 겨울동안 산속 암자로 스님과 들어가게 된다..
마음의 눈으로 보는 공부.. 바람의 모습도 볼 수 있도록 마음의 수련을 쌓는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난 것인데..
폭설로 인해 길손이는 혼자 암자에 고립이 돼고..
결국 애타게도 그리던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관세음보살을 찾게 돼고 결국 열반에 이르러 승천하게 된다..
그 불심의 힘으로 누나 감이의 시력도 찾아주면서 자신은 부처님의 품으로 떠나게 된다..

일부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익히 잘 알고있는 내용일 것이다..
정채봉 시인의 동화이고 한번 영화로도 만들어졌었고.. 사전 홍보기간동안 내용도 많이 유출되었기에 제작진은 차별화 전략을 펼쳤어야 했을 것이다..
비록 에니메이션으로는 처음 만들어졌지만.. 뭔가 내용의 새로움과 더많은 감동을 전달해주지 못하면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기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다소 종교적일 수도 있고.. 원작의 유명세때문에 내용전개의 지루함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을 섬세한 화면의 진지함과 코믹한 내용의 삽입과 종교적인 색채를 옅게하기 위한 설명의 삭제 등으로 메꾸어냈다..

화면은 참 아름답게 꾸며졌다.. 감이와 길손이의 여정길에 펼쳐지는 배경들은 특히 더 아름답다..
파도에 부서지는 물방울 하나하나, 바람에 날리는 갈대밭, 온세상이 백지가 된듯 하얗게 뒤덮인 산세 등.. 차마 표현할 수 없는 바람소리까지 다 볼 수 있을 것 같은 섬세한 표현력과 정성이 깃든 화면은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다..
이런 화면에 더해진 길손이의 법당에서 벌이는 장난 행각들과 스님과 함께 보내는 눈밭에서의 놀이장면 등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고..
비록 불교가 배경이기에 자칫 이교도가 보기에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들인 아침예불을 드리는 장면이라던가 동안거에 들어가기 위해 암자에 가서 수행하는 것이라던가 탑을 돌면서 원을 세운 탑돌이, 참선, 묵언수행 등은 길손이의 눈을 빌어 그 수준으로 이해하게끔 처리했기에 자세한 설명들을 생략함과 동시에 다른 이들의 거부감도 일지않게 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생략과 아이의 눈높이로의 시선처리는 도리어 마지막 장면의 감동과 이해까지 같이 가져가벼렸다..
중반부 못된 아이와 그 엄마까지 합세한 싸움을 통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한없이 배가시키고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게했던 그 꼼꼼함은 마지막에 흐지부지 사라져버린다..
암자에 홀로 남겨진 길손이가 근 한달여만에 발견돼었을 때.. 분명 열반의 경지에 도다른 것인데도 빠른 화면전개와 생략으로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었고.. 게다가 감이가 길손이의 희생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게 돼는 것 또한 화면을 보면서도 알아챌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마지막에 폭발적으로 연계돼어 이어져야할 중반부 고조돼던 감정들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암자에서의 길손이의 외로움과 그리움도 많은 생략으로 인해.. 외려 혼자 남겨진 암자생활에서 법당의 그림을 친구삼아 즐겁게 지내는 듯 보여지는 역효과까지도 낳아버렸다..

오랜 준비기간을 걸쳤고.. 게다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마음을 한결 더 따뜻하게 해줄수있는 내용에.. '하얀마음백구'를 통한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진 아름다운 화면까지 멋진 국산에니메이션을 만났나 했는데..
클라이막스의 처리미숙으로 인해.. 점수를 많이 잃은 작품이 돼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정도면 훌륭한 에니메이션이다 하겠다..
그간 항상 국산에니메이션이라면 유명배우들이 돼지도 않는 목소리 연기를 맡아 그 질을 떨어드린데 반해.. 이 오세암은 전문성우들의 생생한 목소리연기와 셀에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하면서도 고운 색상을 지닌 아름다운 화면과 영원불변의 감성코드를 자극하는 엄마 잃은 어린이들의 그리움을 절절하게 담아냈기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훌륭한 가족용 에니메이션이다..
개봉날짜도 잘 잡았기에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이으면서 가족들에게 마음깊이 감춰졌던 사랑을 표현하게끔 이끌어주고 가족간의 따뜻함을 다시금 느낄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에니메이션이 돼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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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2003)
제작사 : 마고 21 / 배급사 : 시나브로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anios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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