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주인(필요이상 명랑할 땐 항상 뭔가 있다)과 변태(?)이웃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얀'이 이사온다. '이도공간'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생각할 때 영화의 관습상('디 아더스'나 '소름' '더 헌팅'등) 그 집에 어떤 사연이나 음모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예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예상은 딱 절반만 들어맞는다. 역시 그 집에는 어떤 사연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사건의 발단일 뿐 전개와 결말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러니까 진짜 영화의 시작은 무게중심이 '얀(임가흔)'에서 '짐(장국영)'으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영화는 방향을 잃고 갈지자로 걷기 시작한다.
도대체 장르가 뭐야? 이 영화를 보면 친구와 동시에 내뱉은 말. (찌찌뽕 -.-..)
'얀'의 심리 치료를 하던 '짐'이 도리에 귀신을 보게 되면서 영화는 제법 근사한 반전을 선보인다. (반전 얘기는 하지 않을테니 긴장하지 마시길^^)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영화는 '짐'의 내면(스릴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짐'과 '얀'의 사랑(멜로)에 초점을 드리우더니 (오~ 스릴러 영화에서 90년대초 홍콩영화에서 유행했던 뮤직비디오 시퀀스라니(코미디)), 사랑은 다시 공포에 휩싸이지만(엽기 호러), 결국은 스스로 극복하고 그 사랑을 이어가게 된다(드라마)
캐릭터에 심취된 듯한 장국영의 연기가 너무 슬펐던 영화 하지만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장국영은 빌딩에서 떨어지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봤던 우리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골때린다'였다. 하지만 공포 영화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간다면 꽤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 더군다나 장국영의 유작이라니.. 이 영화에 자꾸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꼬리 하나 - 90년대 초 홍콩영화를 주름잡던 나름대로 꽃미남 '이자웅'.. 꽃잎은 다 어디에 떨구고 왔는지 턱수염이 머리숱보다 많다. -.-;; 아, 그간 안보여서 정말 궁금했었는데.. 주윤발, 장국영을 비껴간 세월이 전부 이자웅에게 달라 붙었구나. 역시 인생만사 '인과응보'로고. -.-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을 배신한 배은망덕한 놈이 바로 이자웅이었다)
꼬리 둘 - 역시 장국영은 좋은 배우였다. 어느 영화 사이트에서 보니까 '장국영 노익장을 과시한다'고 썼던데 (-.-;;) 이 영화에서 확실히 그는 자신의 이름값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