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윤학열 주연:장나라, 박정철
<호>[오! 해피데이] 눈물겹다...
TV를 켜면 브랜드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각종 CF들이 화려하게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CF들이 시시각각 펼쳐지는 가운데 유난히 자주 눈에 띄는 CF 모델이 있으니, 바로 [장나라]란 모델이다. [장나라]는 CF모델 활동뿐만 아니라 가수, 탤런트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여성으로써 섹시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한 체구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에서 귀여움과 친근함이 묻어 나오는 그녀는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한 인물이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 그녀는 드라마에서도 자신의 끼를 십분 발휘해 국내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라서면서 현재까지도 끝없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가수로도 인정받고, CF 모델로도 인정받고, 드라마 배우로도 인정을 받았던 [장나라]가 이번엔 영화에 도전을 하고, 관객들의 평가를 조심스럽게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제목은 "오! 해피데이"이다. 즐겁고, 행복한 날로 풀이할 수 있는 영화의 제목은 "사랑"이란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찍으넘 내 것 만들기"란 카피처럼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상형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오! 해피데이"는 전략적으로 신세대 관객을 잡고자 기획 제작되었다는 알 수 있듯이 영화는 철저히 신세대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장나라]에 의존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일까..? 영화를 지켜보는 내내 온통 스크린 속에서 보여지는 것은 [장나라]의 개인기(?)만이 판을 치고 있을 뿐이었다. [장나라]의 개인기(?)라 함은 그녀의 얼굴 표정에 있다는 것이다. 귀엽고 깜찍한 얼굴에 양미간의 힘을 주거나, 입을 잔뜩 오므리면서 표현해 내는 그녀의 얼굴은 영화의 이야기를 오로지 그녀의 표정 연기에 의존하겠다는 계산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고, 심지어 순수 창작물이기보다는 모방에 의한 재창작물처럼 보이는 습작 수준의 영화 비춰지기에 심히 불편한 관람을 했다는 것이 필자의 사견이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폭소 코미디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슬쩍 감동을 주고자 했지만, 감독의 연출 의도는 모든 것이 관객들의 생각과 180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버리는 안타까운 현상이 일어나 버렸다. 방송 매체에서 늘 보아왔던 [장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영화 속 캐릭터로 담아내고 있다는 것은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아낌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녀의 특징을 재창조했다기보다는 아쉽게도 그녀의 힘을 빌려서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채러팅 싱글 파티"에 자격 미달로 제외된 친구를 대신해 클럽메드에 항의하는 [공희지:장나라]가 클럽메드 팀장인 [김현준:박정철]을 보고, 친구들이 눈치채지 않게 첫 눈에 반하지만, [김현준]의 자격미달 조건을 듣는 순간 [공희지]의 성격이 그대로 표출되어 처음부터 삐꺽거리게 되고, 우연찮게 [김현준]의 다이얼리를 손에 넣게된 [공희지]가 그의 스케줄을 신랄하게 알게 되면서 사사건건 그의 행적(?)을 따라다니면서 태클을 건다. 이런 이유는 내가 찍은 넘을 어떻게 해서든 잦은 만남을 가져야 하기에 그를 만나기 위해서 그 어떤 명분을 만들어야 했기에 [김현준]이 하는 일에 개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삐꺽거리게 설정한 이유는 정에 약한 우리네 정서를 그대로 반영했는데, 우리네는 고운 정에 약하기는 하지만, 미운 정에 더 약하다는 사실을 안다.
처음부터 미운 정을 쌓으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가 풀어지면서 서서히 고운 정이 쌓이게 된다는 영화의 흐름은 겉으로 보기에는 포장을 잘 한 것 같지만, 그녀의 사랑 만들기 과정은 관객의 취향을 계산하면서 풀어나가는 모습이 역력히 보이기에 이야기를 억지로 끼워 맞추면서 끌고 나가는데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분명 영화의 이야기는 흥미를 유발시키는데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거기다가 엔터테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장나라]를 주연을 내세웠기에 관심도는 최고조에 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한사람의 힘만으로 절대로 관객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감독의 연출의도, 등장하는 주, 조연 배우들의 연기, 내러티브의 공감대 형성 등 모든 것이 고루 갖추어졌을 때에 영화는 빛을 발하는 것이다. [장나라]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흐름 속에 곳곳에서 나타나는 시퀀스들은 모방에 의한 재창조가 아닌 살짝 비튼 습작 패러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들, 헐리웃 로맨틱 코미디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주고 있기에 씁쓸한 웃음만이 입가에 맴돌 뿐이란 것이다. 아.. 이 영화에서 최고로 압권인 장면이 있기는 한데, 그것은 우리의 일용엄니로 통하는 [김수미]씨가 욕쟁이 할머니로 나오는 장면으로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할 만큼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싶을 정도로 명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것을 감독들은 알 것이다. 아니 영화에 몸담고 있는 영화 관계자들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웃음을 주고자 하면, 관객들은 남는 것이 없다고 징징거리고, 평론가들은 신랄하게 분석하고 까발리고 철퇴를 가하고, 웃음과 동시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면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관객과 평론가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고 징징거리고, 당췌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취향을 도통 감 잡을 수가 없으니 이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인가..?
물론 내 자신 역시 관객들과 평론가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안다. 내 자신이 좋으면 좋은 영화고.. 내 자신이 싫으면 별로 인 영화이다. 하지만 적어도 보통 수준 또는 이상의 상업 영화라면 우선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대중들은 그 영화를 관람하기 원하고 재밌고 괜찮은 영화란 생각으로 주변인들에게 권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CF를 연상시키는 "오! 해피데이"란 영화... 그들의 사랑 게임 놀이에 끼여들고 싶지만, 30여초란 시간에 길들여진 신세대 관객들에게도 솔직히 긴 시간동안 [장나라]의 모든 장기가 집대성한 영화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열연이 눈물겨울 정도로 안타깝게 다가오기에, 가벼워도 너무나 가볍게 연출된 이 영화에게 필자는 소주 한 잔 하자고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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